“우리 도덕의 뿌리는 종교다.” — 테오 홉슨(Theo Hobson)[1]
당연시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 매일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한 채 땅을 딛고 걷는다. 땅은 그저 발 밑에 놓여 우리가 쉴 새 없이 배우고 일하고 예배하는 동안 우리 발을 지탱한다. 대개는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토대는 종교적 의미로 가득하다. 살아가며 생기는 여러 강렬한 질문들은 영적일 때가 많다. 심연의 갈망은 어떻게 채워야 할까? 옳고 그름의 잣대는 무엇일까? 누구를 사랑해야 할까? 어떻게 고통을 이겨낼까? 이 문제들의 답이 우리 실체를 형성한다. 그러나 종교에 대해서는 늘 이견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신앙이 없는 세상을 꿈꾸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될 것인가?
과학과 기술의 엄밀성은 사람을 수많은 경이와 진실로 안내했지만, 어느 작가의 말처럼 그것들은 “목적과 친밀, 감정 등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로 연결”[2]되지 않는다. 인간이 이룬 가장 큰 업적은 종교적 영감에서 시작되곤 했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미술, 건축, 음악, 문학은 영적 갈망이라는 아름다운 겉옷을 입고 있다. 종교의 경전은 자발적 희생과 존엄, 사랑이 담긴 행위를 유발하는 윤리적 틀을 제공한다. 종교는 사회에 공동의 도덕적 열망을 제시하며, 법적인 강요 없이 사회적 책임을 고취하고, 자발적인 법 준수를 장려하며, 인간의 타고난 존엄을 상기시킨다. 사람들은 신을 믿음으로써 죽음의 절망을 극복하고 고통을 선으로 탈바꿈시킨다.
사회의 가치는 종교의 토대에 근간을 둔다. 예컨대 인권과 이타심, 인도주의적 지원을 향한 오늘날 우리의 열망에는 종교적 계보가 존재한다. 궁핍한 사람을 먹이고 집 없는 사람에게 거처를 주며 병든 사람을 돌보는 노력 이면에는 교회의 사역이 자리하곤 한다.[3] 우리 사회의 토대에 대한 신뢰는 정직, 공감, 호혜 등을 영적으로 단련하는 일에서 판가름이 난다. 이러한 이상에 걸맞게 생활할 때 모든 사람이 이로워진다. 언론인 윌 셀러튼(Will Saletan)은 이렇게 썼다. “대부분 사람은 종교를 통해 도덕을 배우고 실천한다. 궁극적으로 종교는 우리의 후원자이다.”[4]
그런 다음에 형언할 수 없이 소중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엘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인간은 본래 “신에 대한 감각”과 “불멸의 존재에 대한 사랑”[5]을 타고난다고 했다.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이렇게 잡히지 않는 것들을 사유하고 추구해왔다. 정체성, 이해심, 구원, 소속감 등 영혼에 관한 것들은 절대 우리 가슴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불가지론자 작가인 줄리언 반스(Julian Barnes)는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신이 그립다.”[6]라고 말하며 심오한 문제에 다가갔다. 종교가 없는 세상은 더 생기 없고 더 공허하며 더 단조로워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그 세상은 전에 알던 신을 갈구한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신과 신앙 공동체 가운데 피난처를 찾는다. 세계 인구의 84퍼센트가 종교 단체에 속해 있다.[7] 세계가 불신의 국면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더 풍부하고 다양하며 복잡해지고 있다. 우리는 모두 사회의 청지기이며, 자신의 선택에 따라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한다. 종교라는 토양은 끊임없이 일구며 영양을 공급해야 한다. 정원은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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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o Hobson, “The Return of God: Atheism’s Crisis of Faith,” The Spectator, Apr. 19, 2014.
[2] Alasdair Craig, “God Is Dead — What Next?” Prospect, May 1, 2014.
[3] Robert A. Putnam and David E. Campbell, American Grace: How Religion Divides and Unites Us (2010) 참조.
[4] Will Saletan, “When Churches Do the Right Thing,” Slate, May 8, 2014.
[5] Alexis de Tocqueville, Democracy in America (2000), 510.
[6] Julian Barnes, Nothing to Be Frightened Of (2009), 1.
[7] Pew Research Religion & Public Life Project, “The Global Religious Landscape,” Dec. 18, 2012.